상담이 필요한 이유
반 고흐(Vincet van Gogh)는 자신의 우울증을 상담했던 가셰(Dr. Gachet) 박사의 초상화를 남겼다(1890년, 68*56cm. 개인소장). 자살을 시도하기 몇 달 전 일이다. 미술사에서 상담사의 초상화가 등장한 것은 이것이 처음이다. 무척 가난했던 고흐지만 전문상담사의 도움을 청할 만큼 19세기 후반 유럽에서는 심리상담은 일반적이었다. 고흐는 여동생에게 보낸 편지에서“나는 가젯 박사에게서 진정한 친구를 발견했다. 그는 또 다른 형제같으며, 우리는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서로 무척이나 닮았다"고 고백할 정도로 친밀감을 드러냈다.
이렇게 눈으로 확인되는 상처나 질병 등에 대해서는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지만 마음의 병은 어떻게 할까? 상처가 눈으로 보이지 않으니 어디가 아픈 것인지 알 수가 없어 어디가 얼마나, 도대체 왜 아픈지를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허다하다. 때로는 마음이 아픈 것은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낫는다고 생각하여 시간만 흘러가기를 기다리는 경우도 있다. 답답한 마음에 책이나 강의를 통해 치유를 하고자 하는 사람들도 있다. 더러는 마음의 문제를 다른 사람이 알까봐 숨기기도 한다. 어떤 경우에는 신체적 문제로 병원을 찾았으나 마음의 문제라고 하면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버럭 화를 내는 사람도 있다. 불치병이라 생각하여 불안에 휩싸이기도 한다. 이러한 일들은 우리가 마음의 병을 살피는 일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다.